움직임은 돌아왔는데 얼굴은 왜 계속 당길까요?

안면마비를 겪은 뒤 눈과 입이 다시 어느 정도 움직이는데도 얼굴 한쪽이 계속 당길 수 있습니다. 표정을 짓지 않을 때부터 볼이나 입가가 굳은 듯하고, 말을 하고 나면 더 뻣뻣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비가 덜 나았으니 얼굴 운동을 더 해서 힘을 길러야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움직임이 돌아오는 것과 얼굴이 편하게 쉬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는 부위가 있는 한편, 다른 부위는 가만히 있을 때도 조여 있을 수 있습니다.
입가가 안쪽으로 당겨져 있거나 눈가가 좁아 보인다면 힘이 부족한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긴장이 높아진 부위가 얼굴을 잡아당기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작을 마친 뒤에도 느낌이 다릅니다. 움직임이 부족하면 원하는 표정을 만들기 어렵고, 긴장이 높으면 표정을 지은 뒤 힘이 잘 빠지지 않아 굳은 느낌이 남을 수 있습니다.
두 모습이 한 얼굴에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긴다’는 말만으로 운동량부터 늘리기보다, 쉬고 있을 때와 움직인 뒤의 얼굴을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입꼬리가 덜 움직일 때, 힘이 부족한지 주변이 조이는지 봅니다

먼저 얼굴에 힘을 빼고 있을 때 눈가·볼·입가가 어떤 모습인지 봅니다. 이어 눈을 부드럽게 감거나 입꼬리를 조금 올려, 원하는 부위가 얼마나 움직이고 다른 부위까지 함께 조여드는지 확인합니다.
표정을 지을 때 의도하지 않은 근육이 같이 수축하는 모습을 연합운동이라고 합니다. 이는 가만히 있을 때부터 이어지는 조임과 구분해서 살펴야 합니다.
입꼬리가 잘 올라가지 않는 모습에도 서로 다른 문제가 섞일 수 있습니다. 입꼬리를 움직이는 힘이 아직 부족할 수도 있고, 주변이 함께 조여 그 움직임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작을 작게 했을 때 어디가 먼저 굳는지, 힘을 빼면 다시 풀리는지를 보면 치료에서 어느 쪽을 먼저 다뤄야 할지 더 분명해집니다.
이런 얼굴에 크게 웃거나 눈을 세게 감는 연습만 거듭하면 이미 조인 부위에도 힘이 더 실릴 수 있습니다. 표정을 지은 뒤 뻣뻣함이 두드러진다면, 작은 힘으로 원하는 움직임을 만들면서 주변의 조임을 줄이는 방향을 생각해야 합니다.
조인 경근의 긴장을 덜어 표정이 편하게 나오도록 돕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얼굴의 근육과 움직임을 경근의 관점에서도 살핍니다. 눈가·볼·입가가 오그라들어 쉬는 동안에도 당기고, 표정을 지을 때 부드럽게 펴지지 않는 모습은 ‘구련’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이때 치료는 얼굴에 더 큰 힘을 주게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쉬는 동안의 당김을 덜고, 표정을 지을 때 조인 부위가 원하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굳고 당기는 경근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방향을 ‘서근완급’이라고 합니다. 침 치료를 고려할 때는 당김이 두드러지는 눈가·볼·입가와 그 주변을 살펴 자리를 정하고, 자극으로 조임이 더 두드러지지 않도록 강도를 조절합니다.
아직 움직임이 부족한 부위도 따로 확인합니다. 같은 얼굴 안에서 당김을 덜어야 할 자리와 움직임을 도와야 할 자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 뒤에는 얼굴이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을 때 덜 당기는지, 말하거나 표정을 지은 뒤 얼굴이 쉽게 풀리는지, 작은 힘으로 원하는 표정을 지을 때 주변은 덜 조이는지를 함께 봅니다.
진료에서는 가장 당기는 곳이 어디인지, 쉬고 있을 때부터 당기는지, 움직인 뒤 더 심해지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그 차이가 남은 약화와 과한 긴장 중 무엇을 먼저 다룰지 정하는 출발점입니다.